일부 공기업 대졸자 초임이 1000만원 넘게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공기업 임금 삭감 권고 때문이다. 하지만 초임만 삭감됐을 뿐 기존 임직원의 급여는 삭감되지 않았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대졸 초임이 2000만원 이상인 공공기관 262곳 중 85.1%인 223개 기관에서 보수규정을 개정, 초임을 평균 15.3%인 440만원 낮췄다. 이에 따라 23곳이나 됐던 초임 3500만원 이상 '신의 직장'은 단 한 곳도 없게 됐고 1000만원대의 공공기관도 4곳이나 생겨났다.
각 공기업별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졸 초임이 4067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67만원 삭감돼 가장 많이 깎였고, 에너지기술평가원(4035만원→3018만원), 산은캐피털(4003만원→3002만원) 등 3곳이 1000만원 이상 줄었다.
재정부는 지난 2월 공공기관 초임을 낮춰 여기서 남는 돈을 인턴 등 일자리 나누기 재원으로 활용키로 하고 지난달 말까지 인하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들 기관은 삭감 규모가 미흡할 경우 경영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당초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크게 뛰어넘는 액수를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나머지 39개 기관도 모두 초임을 인하하겠다고 내부방침을 결정한 상태"라며 "이달 안에 모든 기관이 삭감을 위한 절차를 끝마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 삭감은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연초에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 체계조정도 유도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기존 직원의 임금을 삭감키로 한 공공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정원 조정과 초임 삭감, 기존 직원 임금체계 조정 등을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겠다면서 압력을 넣었지만 노조의 반대로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에는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