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굶는다”...경제위기에 전 세계 라마단 퇴색

입력 2024-03-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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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식량 인플레이션 35% 달해
“이미 단식 시작…모든 것 비싸”
튀니지, 라마단 기간 자체 축소 분위기
인도네시아, 쌀 가격 급등에 ‘비상’

▲지난달 20일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모스크에 있는 바위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예루살렘(이스라엘)/AFP연합뉴스
▲지난달 20일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모스크에 있는 바위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예루살렘(이스라엘)/AFP연합뉴스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위기가 이슬람 국가들의 종교의식마저 흔들고 있다. 10일부터 내달 8일까지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이 진행되는 가운데 식료품을 구할 수 없어 기간을 자체적으로 축소하는 등 무슬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식량 인플레이션율이 35%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에서는 라마단 정신이 의미를 잃어가는 중이다. 이미 단식을 시작해 라마단의 종교적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모스크에서 금요기도에 참석하는 신도들은 “지금은 모든 것이 비싸다”며 “가족들에게 먹일 식량을 거의 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통상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 낮 동안의 단식 후 해가 지면 식사를 하고 작은 축제를 연다. 하지만 돈이 없어 이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스크 외곽의 시장 상인들은 “사람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의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다”며 “6개월 만에 월수입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튀니지는 아예 라마단 기간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 실업률 급등으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축제 행사도 이전보다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채소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AFP에 “과거에는 시장이 너무 붐벼서 발을 들여놓기도 힘들었다”며 “지금은 손님들을 겁주지 않기 위해 더 이상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쌀값 폭등에 라마단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토지청(BPN)에 따르면 6일 프리미엄 등급의 쌀 가격은 전날 대비 108루피아(약 9원) 오른 1㎏당 1만6660루피아를 기록했다. 당국은 자국민에게 당황하지 말라고 촉구했지만, 공황에 빠진 시민들은 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통상부 이시 카림 내국거래국장은 “쌀 사재기 현상이 오히려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급량은 아직 안전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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