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선박 다양화 전략에 따른 영향”
“선사들의 메탄올 선박 발주 자체가 줄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의 차세대 친환경 선박 중 하나인 메탄올 추진 선박 관련 수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감했다.
메탄올 추진 선박 수주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던 지난해 상반기와 대비된다.
업계는 조선사들이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 차원에서 메탄올 추진 선박 수주를 줄이는 것 으로 보고 있다. 조선사 측도 선박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좀 더 힘을 기울인 것이라 설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메탄올 선박 수주가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HD한국조선해양이 프랑스 선사로부터 12척의 메탄올 추진선, 삼성중공업이 에버그린 사로부터 메탄올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한 것과 비교된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들이 메탄올 선박은 친환경 선박 중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져 수주를 자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3년 치 이상의 수주량이 도크에 가득 차다 보니 고부가 선박의 기준을 계속해서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메탄올 추진 선박의 수주가 급감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최근 메탄올 추진 선박의 수주가 급감한 것은 선박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LPG나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가 집중됐지만, 메탄올 추진 선박 역시 지속 수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가 마진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되는 측면이 많고 메탄올 선박이 수익성이 낮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메탄올 추진 선박의 경우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서 수익성이 충분하다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박 포트폴리오 다양화는 리스크 관리 차원도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문제도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종류별 선가 마진은 시기별로 계속 변화하는데, 한가지 선종에 특화됐다는 이미지가 생기면 향후 암모니아나 수소 추진 선박 등 다른 차세대 친환경 선박 수주 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선사들의 메탄올 선박 발주 물량 자체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적어진 것이 근본적 원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메탄올 추진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만큼의 ‘대세’라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수요가 상당 부분 채워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 탄소 중립 규제 영향으로 2022년부터 메탄올 추진 선박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관련한 수주 물량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많이 나와 지금은 발주가 상대적으로 소강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