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건의를 담은 '산업안전보건법령 개선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고용노동부에 28일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발표 이후 관련 법령 개편을 추진 중이다.
경총은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시행 시기를 2년 추가 연장할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위험성 평가 의무화 추진도 제도가 안착할 때까지는 벌칙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경총은 "현행 안전보건규칙은 조문별로 위임근거를 두지 않고 있어 규정 위반 시 수규자가 어떠한 법률 조문에 따라 처벌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벌칙 부과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으로 규칙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벌칙도 가벼운 위반행위까지 일률적으로 매우 중한 형벌(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체계"라며 "위반행위의 정도(불법성, 사고와의 연관성 등)를 고려한 합리적인 벌칙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이 구체적인 기준 없이 내려지고 있다며, 발령 요건을 법령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작업 중지 장기화를 막기 위해선 '심의위원회'가 아닌 중지 명령을 내린 감독관이 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현행 도급규제 방식이 원청의 책임 범위를 비현실적으로 설정하고 그 내용도 모호해 안전관리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봤다. 원청이 책임져야 하는 도급의 범위와 관리 범위를 합리화하고 원·하청 간의 역할에 부합하는 의무와 벌칙을 부과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총은 근로자의 안전보건 책임을 확대·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령 개편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불합리 규제 20건을 발굴해 제출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중대재해가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사업주 의무 중심의 법령체계와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규제에 원인이 있다"며 "정부가 마련 중인 법령 개편안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효적인 방안들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