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심화로 2050년 국내 취업자 평균 연령이 약 54세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고령자들 중심으로 인력이 재편되면서 기업들의 고위기술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일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약 46.8세였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성별·연령별 고용률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취업자 평균 연령을 추산한 결과 한국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2030년에 50세를 넘어섰다. 2050년에는 53.7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2050년 취업자 평균 연령 예상치인 43.8세보다 9.9세 높은 수준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출산율 부진 현상이 예상보다 심화하는 만큼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가 예측치보다 더 빠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SGI는 “경제·산업 패러다임이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 중심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업종에서 젊고 양질의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령자들은 저위기술 산업, 저부가가치ㆍ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돼 있어 고위기술 산업의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GI가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기준 의류(59.8%), 가죽신발(59.6%), 목재(57.3%), 섬유(52.6%) 등의 저위기술 산업에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50세를 넘었다. 반면 의약(15.7%), 전자·컴퓨터·통신기기(18.2%) 등의 제조업, 정보통신(16.8%), 전문과학기술(23.8%)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고령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기업은 고위기술직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정도로 고용 기간이 남아 있는 젊은 인력을 선호한다”며 “앞으로 20~30대 인구가 급감하는 인력공급 환경에서 고위기술 제조업에 속한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SGI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저출산 대책 효율화, 고령층 생산성 제고, 임금체계 개편, 인력수급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GI는 “저출산 관련 예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출산율은 오히려 하락하며 정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행 저출산 정책들의 비용과 출산율 제고 효과를 엄밀히 따져 정책효과가 큰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 지역 특화된 미래전략 산업 유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SGI는 “미국의 경우 혁신을 주도하는 발명가 중 외국인 비중은 2000년 24%에서 2016년 35%까지 늘었다”며 “우리도 외국인 노동력 정책의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전문 및 고급 기술을 보유한 젊은 외국인력 양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