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점유율 확대 추세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수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이달부터 한국산 라면에 대한 수출 규제를 풀면서 관련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라면 수출액은 4억462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3억8328만4000달러)과 비교하면 16.4% 늘었다.
상반기 기준 라면 수출액은 2015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세다. 2015년 상반기 1억383만4000달러였던 수출액은 2018년 2억1618만3000달러로 2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0년 3억207만6000달러로 3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라면 수출액은 9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라면은 계절을 타지 않고 상반기와 하반기 수출 실적이 비슷한 품목이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실제 지난해 상·하반기 라면 수출액은 각각 3억8328만4000달러, 3억8212만9000달러를 기록하며 비슷했다. 전년인 2021년 수출액도 상반기 3억1968만9000달러, 하반기 3억5471만5000달러로 집계돼 큰 차이가 없었다.
라면이 수출 효자 상품이 된 데에는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먹는 장면 등 K-콘텐츠가 확산한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불닭볶음면을 먹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이에 따라 붉닭 브랜드는 내수 판매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1분기 기준 불닭 브랜드의 내수 매출액은 400억 원, 해외는 1230억 원으로 집계돼 해외 비중이 3배 가량 컸다.
라면 업체들이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선택해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성장 배경으로 언급된다. 오뚜기가 BTS 소속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한 게 대표적이다. 진을 내세운 오뚜기는 1분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인 2억8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유럽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관세청의 올해 1~5월 기준 라면 수출액 국가별 순위를 보면 1위 중국(7098만7000달러), 2위 미국(4755만2000달러), 3위 일본(2618만1000달러)에 이어 네덜란드(2222만1000달러)가 4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또 다른 유럽 국가인 영국 또한 7위(1421만7000달러)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 기준 네덜란드는 7위, 영국에 각각 10위에 머무른 바 있다.
이달부터 EU가 한국산 라면에 적용하던 수입 규제를 풀면서 유럽으로의 수출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2021년 8월 한국산 라면에서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되면서 수입 규제에 나선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수입 규제 해제로 관련 업체 수출액이 1800만 달러(약 235억 원) 이상 늘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