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0대 주부 A씨는 수년째 구독하던 우유 배달을 최근 끊고 필요할 때 마다 쿠팡에서 주문해 먹기로 했다.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채소값 등 식자재 비용이 크게 인상된 데 다 우윳값과 과자값 부담도 늘어난 데다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 현재 영어학원과 수학학원, 마술학원, 태권도학원 등을 보내는 그는 지난달부터 학원당 수강료만 각각 3~5만 원씩 올랐다. A씨는 “예체능을 줄이고, 영어와 수학 학원만 보내야할까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최근 유아·아동 관련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올랐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수요가 쏠리며 음식과 숙박 관련 물가가 7.5%가 올랐고, 의류 및 신발 지수도 1년 전보다 6.0% 뛰었다. 의류가 6.1% 상승했고, 신발 물가는 4.8% 올랐다.
특히 아동 관련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아동복·유아복 물가지수는 109.97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무려 9.6% 치솟았다. 남성의류(3.6%)와 여자의류(5.4%), 캐주얼의류(6.9%)보다 상승세가 크다. 신발 카테고리에서는 아동화의 물가지수 상승률은 6.3%로 구두(2.6%)와 운동화(5.4%)를 압도한다.
학원비도 부담이다. 가정학습지 물가지수는 6.3% 올랐고, 미술학원비도 5.7% 뛰었다. 음악학원비는 3.6% 상승했다. 학원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한 방과후수업비도 부담이 늘었다. 학교보충교육비 지수는 무려 10.7%로 두 자릿수로 뛰었다. 교재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유아용학습교재 물가 지수는 올해 1분기 7.5% 올랐다. 초등학교학습서(2.8%)와 고등학교학습서(6.7%)보다 상승 폭이 크다.
먹거리 부담도 늘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우유 물가지수는 올해 1분기 116.28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8.9% 급등했고, 치즈는 32.8%로 가파르게 올랐다. 발효유 물가지수도 13.5% 올랐다. 과자, 빙과류 및 당류 지수는 115.74로 1년 전보다 11.2% 올랐다. 연초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빙그레, 동서, 푸르밀 등이 우유와 발효유,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을 올린 영향이 컸다.
다른 육아용품 물가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가사도우미 물가는 올해 1분기 6.8% 올랐고, 산후 조리원이용료 물가지수도 5.9% 솟구쳤다. 유모차는 9.6% 뛰었고, 기저귀 물가는 8.9% 올랐다. 이외에도 PC방 이용료는 4.4%, 놀이시설 이용료 물가지수는 8.8% 상승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동 시장 관련이 고급화되면서 최근 양육비 부담이 높아졌다”면서 “아동 관련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자녀 출산율을 저해할 수 있는만큼 물가 당국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