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의 역발상 “우린 내린다”…오뚜기 쫄면·CU 겟커피 ‘가격 인하’

입력 2023-04-03 12:00 수정 2023-04-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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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GF리테일)
(사진제공=BGF리테일)

고물가에 외식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되레 가격 인하로 고객 몰이에 나서는 업체가 등장했다. CU와 오뚜기는 ‘GET’ 원두커피와 ‘진짜쫄면’의 가격을 낮춰 착한 가격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가 판매하는 즉석 원두커피인 GET 아이스아메리카노(XL)의 가격을 이달부터 21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린다고 3일 밝혔다. CU가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GET아메리카노 1+1행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가격을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GF리테일 측은 “전방위적 물가 오름세에 가격민감도가 높아진 현상을 고려한 결정으로, 다가오는 여름 아이스커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4월부터 선제적으로 적용된다”면서 “커피전문점이 연일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가운데 되레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한다.

라면값을 내린 업체도 있다. 오뚜기는 ‘진짜쫄면’의 봉지면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이달 1일부터 10.5% 내리기로 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진짜쫄면 편의점 판매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조정됐다. 7600원에 판매하던 진짜쫄면 봉지면 4입 제품은 68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오뚜기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파는 진짜쫄면의 가격을 낮추고 대형마트에선 다양한 할인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최근 경쟁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점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농심은 라면 26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팔도는 팔도 비빔면을 비롯해 라면 12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2월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제외한 음료 57종 제품 가격을 200~700원 인상했고, 컴포즈커피는 이달 1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 내외로 올린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가격을 인하했다고 보는 있다. 선발 주자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되레 가격 인하에 나섰다는 얘기다. 쫄면을 포함한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6년 896억 원에서 2021년 1500억 원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오뚜기의 활약은 미미하다. 농심이 배홍동을 앞세워 한때 80%에 달했던 팔도 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을 50%대까지 끌어내리며 지난해 점유율 19.1%를 차지했지만 오뚜기는 11.4%에 머물렀다.

원두커피 GET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CU지만 최근 저가 커피 전문점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2016년 가맹사업에 나선 메가MGC커피의 경우 2018년 전체 점포는 404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801개로 덩치를 불렸고 2021년에는 1603개로 2년 새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23일까지 누적 점포 수는 2306개에 달한다. 감성커피는 이달 오픈 예정 점포 수가 12개이고, 2014년 브랜드를 론칭한 컴포즈커피는 지난달 가맹점 수가 2000개를 넘었다. CU 점포 수는 지난해 기준 1만6787개다.

최근 정부의 압박에 따라 유통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나섰다는 시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월 말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CJ제일제당과 농심, 오뚜기, 동원F&B, 오리온, SPC삼립 등의 대표와 임원을 만나 물가안정을 위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이후 CJ제일제당과 풀무원샘물은 각각 고추장과 샘물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김이 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나선 마케팅의 일환이다. 편의점에서 커피는 대표적인 미끼상품이며, 오뚜기도 대표 상품이 아닌 시장 장악력이 미미한 제품”이라며 “대표 제품까지 가격을 낮출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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