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의 양곡관리법엔 협상 여지 남겨
"취지 훼손 않는 범위 수정안은 적극 검토"
정부, 임대전환 정책에 "건설사 특혜 안돼, 상당한 할인 매입해야"
자체 대안도 마련 중…"신혼부부에 파격적인 임대주택"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양곡관리법 처리·횡재세 도입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입법을 벼르고 있다. 정부의 민간 미분양 아파트 매입 정책에 대해선 ‘시가, 분양가로 매입해선 안 된다’며 제동을 거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 위기를 초래했다는 책임론을 띄우는 동시에 과반 정당이 갖는 입법 권한을 강조해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민주당은 ‘횡재세’ 여론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난방비 폭등 문제와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나 고유가 과정에서 이익을 본 정유사들에 부담금이나 자발적 기금을 마련하게 하는 ‘횡재세’적 성격의 전향적 대책을 만들어달라”며 정부를 향해 재차 요청했다.
석유사업법 18조를 살펴보면, 산업통상지원부 장관은 지나치게 많은 이윤을 낸 석유 정제 사업자에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세부 징수 방법은 이미 시행령으로 마련됐으니 정부만 움직이면 된다는 압박인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정책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입법 권한을 활용해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법이 없는 게 아니니 있는 법이라도 잘해보라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정부가 나 몰라라 하면 그때는 별도의 횡재세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추경 편성을 재차 요구하며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9대 긴급 민생프로젝트’ 관련 예산도 추경에 담겠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겼다. 김 정책위의장은 “본안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국민의힘이 수정안을 요구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가급적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법안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본안의 취지가 훼손되거나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면 (처리를) 미루지 않고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겠다”며 강행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 후 공공 임대주택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대표는 오전 부실·미분양 주택 매입임대 전환 긴급토론회에서 “지금 정부가 미분양 물량 매입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시가로, 분양가로 매입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것은 부실건설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했던 것처럼 상당액의 할인 매입을 해야 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매입 대상을 아파트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 건설사 편들기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철 임대주택TF 단장도 토론회 후 본지와 만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매입 심의 과정에서도 감정평가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실제 시장수요, 건설원가 등 다 놓고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정책을 견제함과 동시에 민주당은 자체 대안도 만드는 분위기다. 앞서 이 대표는 ‘9대 긴급 민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공주택매입 후 임대전환 확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정책위의장은 “저출생 문제와 연관해 결혼을 앞둔 부부나 자녀가 한두 명인 신혼부부에게 좀 더 파격적으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