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뚝심 빛난 전장사업…첫 연흑자 청신호

입력 2022-10-31 18:28 수정 2022-10-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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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S사업본부, 2분기 연속 흑자 성공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도 성장세…내년 흑자전환 전망
7년 간 전장에 4조5000억 투자한 LG ‘뚝심’
4분기 기존 주력 사업부 위태롭지만 전장은 성장할 듯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제공=LG전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전장(자동차 전기ㆍ전자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결실을 거두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를 두고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키운 LG전자의 선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주력사업인 생활가전과 TV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활가전사업 영업이익은 2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5054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으며, TV 사업은 554억 원의 손실을 내며 지난 2분기(189억 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반면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2조3454억 원, 영업이익은 96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LG전자가 올해 전장사업 진입 9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VS본부가 연간 영업이익으로 2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주잔고 역시 지난해 말 기준 60조 원에서 올해 말 60조 원 후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고의영,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의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전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3%, 9%에 달할 전망”이라면서 전장 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48%, 전분기 대비 15% 증가한 38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멕시코 전장부품 법인도 8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면서 내년에는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전방 산업 수요가 살아나고 전기차ㆍ자율주행차 수요가 확대되며,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 차량 내부.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 차량 내부. (사진제공=LG전자)

LG그룹의 전장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적자에 허덕이던 스마트폰, 태양광 패널 등 일명 ‘돈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대신 성장 가능성이 큰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지속해왔다. LG전자는 장기간의 손실에도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VS사업부문에 4조5000억 원을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분기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존 주력 사업의 실적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그룹 내 전장사업의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LG전자를 필두로 LG그룹의 전장 사업의 흑자기조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기술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수주가 증가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로 자동차 OEM 업체들의 가동률이 회복된 덕분이다.

김광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전장 사업의 경우 전방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매출 상승 폭이 고정비 부담을 확실히 뛰어넘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주잔고 건전화 노력 및 신규 프로젝트의 성과로 2023년 이후 전장사업은 성장 가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VS사업본부 실적에 대해 “내년에도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 신규 프로젝트 본격 양산에 힘입어 높은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매출 상승효과 및 비용 개선 활동으로 수익 확보도 지속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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