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카오 대국민 사과…남궁훈 전격 사퇴·홍은택 단독 체제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남궁훈ㆍ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서비스 장기 먹통 사태에 대해 "장애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이용자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남궁 대표는 대표이사직 전격 사태를 발표했다.

남궁 대표 등은 19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간담회를 열고 "화재사고 발생 직후부터 모든 임직원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서비스가 정상화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 각자대표는 일어서서 깊이 고개를 숙였다. 남궁 대표는 "저희의 준비 및 대응 상황이 이용자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장시간 동안 큰 불편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관계 당국의 우려 역시 어느 떄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라며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홍 대표는 "복구가 급선무기 때문에 대략적인 원인만 파악한 단계이며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해서 발화에서부터 전원 차단, 복구 지연에 이르는 전 과정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보신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하고 가능한 빠르게 실행하겠다"며 "피해신고 접수는 그동안 고객센터 등을 통해 받아왔지만, 오늘 별도의 신고채널이 열린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분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SK와 책임 소재를 다투기에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남궁훈 전격 사퇴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다지고자한다"

준비한 발언을 마친 뒤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 내려놓고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재난대책소위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일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그만두는 것이 아닌 재발 방지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남궁 대표의 빈자리는 당분간 채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새 대표이사 선임은 지금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단독대표로 경영하게 되고 남궁 대표가 추진했던 사업들은 그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궁 대표는 “각 기획 초기 단계는 제가 이미 개입해서 완료된 상황이고 지금은 세부 기획이나 개발일정 정도만 남았다”며 “권미진 수석 부사장이 잘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렇게 사임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런 상황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과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홍은택 "데이터센터 셧다운 대비 훈련 없었다"

카카오의 이중화 대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홍 대표는 “재난복구(DR) 역할을 센터는 복수로 있었다”며 “개발화 도구 이중화가 되지 않아 복구에 오래 걸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대표는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며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4600억 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며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카카오는 재난복구(DR) 시스템을 갖췄다면서도 이를 대비한 훈련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대표는 "이번처럼 데이터센터 셧다운을 대비한 훈련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에서 일하는 분들을 트래픽이 폭증했을 때를 대비한 훈련을 한다"며 "가장 트래픽이 폭증하는 연말 '재야의 종소리'라는 이름으로 모의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향후 카카오는 SK(주) C&C와 책임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번 사고의 일차적 원인은 SK C&C 측에 있고, 피해 보상에 대해 논의하는 수순은 예정된 걸로 보인다”며 “그것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에 대한 비판은 국민의 기대와 관심을 반영한다고 보고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