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트리플 악재’에 업황 악화 우려… 산업계, 비상경영 돌입

입력 2022-09-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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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수출기업 호재” 옛말
해운·철강·항공·車 등 실적 비상
기업 17% “하반기 신규채용 중단”
전문가 “稅완화 등 정책지원 필요”

트리플 (생산·투자·소비) 마이너스와 트리플(물가·환율·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하반기 산업계의 업황 악화가 우려된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은 비용 절감은 물론 수요 부진 여파로 이어질까 고심이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해운업은 오히려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에 물동량이 줄어드는 등 ‘고환율=수출기업 호재’ 공식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 2일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6일보다 306.64포인트 내린 2847.62를 기록했다. 306.64포인트 하락은 SCFI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철강업계도 수익성 방어를 꾀하고 있다. 수요는 줄고 열연 강판 등 제품 가격 하락은 지속되는 데 반해 환율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말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가 하면, 동국제강 역시 최근 브라질 CSP제철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나 했던 항공업계도 3고(高)(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악재를 맞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억눌린 여행심리로 여객 수요 회복이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9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16단계(3만5000원~24만9200원)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8월 22단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떨어진 가격이지만, 올해 초 6단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매출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이 얽혀 있어 득실을 따지기 어렵다. 다만, 달러화 강세를 심화시키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와 이어지는 수요 감소 역시 자동차 업계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알루미늄, 구리 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톤당 2480달러에서 올 상반기 3082달러로 24%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구리 가격은 톤당 9317달러에서 9761달러로 5% 가까이 늘어나는 등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미룬 채 비상체제로 돌입하는 형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17.4%는 신규 채용 계획이 없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3%)보다 4.1%포인트 늘었다. 3고 현상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하반기 채용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 32.2%는 3고 현상으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투데이에 “현재 지표가 가리키는 건 비용 충격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진행이 핵심적이다”며 “경기부진과 물가상승 두 가지 축에서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개별기업 입장에서 부채비율을 줄이긴 쉽지 않으니 기타 각종 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정책 면에서도 세제 부담 완화 등 기업의 추가적인 부담을 덜고, 노동 시장의 경직적인 부분 줄여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환율의 상승이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 고비용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대책들이 적기에 시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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