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겨누는 검찰, 10개월 전 ‘혐의없음’ 판단도 뒤집나

입력 2022-08-01 17:25 수정 2022-08-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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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앙지방검찰청. (뉴시스)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뉴시스)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넘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는 앞서 검찰이 이 사건을 한차례 ‘각하’ 처리했다는 점이다. ‘혐의 없음’ 판단을 내린 검찰이 어떤 논리로 과거의 결정을 뒤집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이다. 박 전 원장 등 ‘대북안보라인’ 소환 조사 시점 등에 눈길이 쏠리지만, 검찰이 어떻게 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혐의를 구체화해나가고 수사 대상과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검찰, 작년엔 “혐의 없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9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사건을 ‘각하’ 처리하고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각하는 불기소 사유가 명백하거나 범죄 성립 형식 요건이 미비해 수사 필요성이 없을 때 종결하는 처분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불기소결정서를 통해 “실종신고 접수 이후 해양경찰 등에 의해 수색작업이 계속되었던 사실, 북한 해역에서 해당 공무원이 피살되었다는 첩보가 입수되어 그 분석을 거쳐 다음날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실, 경위 확인 및 대국민 공개 지시가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피살 사실에 대한 보고가 그 무렵 이어지고 관련 지시가 있었던 이상 직무의 의식적 포기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항고 없는 사건, 재기수사명령 어려운데…

만약 검찰이 박 전 원장의 혐의점을 발견하고 기소까지 이른다면 향후 수사는 ‘윗선’인 문 전 대통령을 향할 수 있다. 이 경우 과거 각하 처분을 뒤집을 수 있는 논리를 내세워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수사3부(이준범 부장검사)에서 수사 중인 ‘탈북 어민 북송 사건’ 경우와는 다르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각하 처분을 내렸지만 고발인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서울고등검찰의 재기수사명령으로 재수사를 위한 명분이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 피격 사건은 각하 처분 이후 고발인의 항고가 없었다. 물론 항고 없이도 검찰은 사건을 뒤집을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과거 한 차례 기소유예 처분한 ‘유우성 대북송금사건’을 다시 꺼내 기소한 것은 검찰의 대표적 무리수로 꼽힌다.

▲서울 대검찰청 (뉴시스)
▲서울 대검찰청 (뉴시스)

박 전 원장 수사로 문 전 대통령 혐의 맞춰나갈까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를 달리 보고 퍼즐을 맞춰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각하 처분된 사건에서 문 전 대통령의 혐의는 직무유기다. 검찰은 향후 문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입증을 위한 증거들을 확보하고 논리를 쌓아갈 수 있다.

‘공안통’ 출신인 한 변호사는 “당시 고발건은 ‘공무원을 구조하지 않았다’는 직무유기, 이번 사건은 ‘박 전 원장이 서류를 없앴다’는 직권남용으로 서로 결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풀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그 당시 박 전 원장의 직권남용으로 문 전 대통령이 직무유기를 했다’는 논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에 대한 수사에서 유의미한 증거가 확보되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도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공안통인 한 검사는 “재판은 무죄가 확정되면 사건은 종료되지만 무혐의와 각하는 주요 혐의가 발견되면 언제든 판단이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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