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이를 담은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활짝 웃었다. 애플의 호실적에 나스닥은 3% 올랐다. 반면 지난주 애플과 함께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담은 개미들은 주가 반등에 실패해 울상인 모양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증가한 12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매출액 기준 사상 최고치다. 아이폰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9%, 맥은 25% 증가했다. 실적 발표한 날 애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04% 상승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에 대해 “펀더멘털로 이겨내는 시장 불확실성”이라며 “iOS 생태계 확대와 이로 인한 서비스 매출액 증가의 선순환 구조 구축은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애플 생태계가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한 것이다.
애플은 국내 투자자들이 1월 한 달 동안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이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애플 1억9744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4억2670만 달러) △엔비디아(2억381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억3742만 달러) 순으로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담은 테슬라는 주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애플과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지난해 순이익 5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고다. 하지만 실적 발표 날 주가는 11.5% 떨어지며 829.10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칩 공급난을 들며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 트럭’의 연내 출시를 불가능하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음 날 주가는 2%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MS도 호실적을 냈다. MS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보다 21% 상승한 188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컨센서스(175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매출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4%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MS 역시 다음 날 3.1%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와 MS에 대해 견고한 펀더멘털을 가졌다며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 펀더멘털은 신차 출시 일정 연기라는 작은 이유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증시 불안정성이 테슬라 주가에도 옮았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며 “팬데믹이 불러온 산업 패러다임 구조적 변화 속에서 돈을 잘 벌고 혁신적이며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