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이 글로벌 안과의약품 특화 제약사로 도약한다.
삼일제약은 2019년부터 베트남 호치민시에 건설중인 점안제 공장이 올해 7월 준공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회사는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2만5008㎡ 부지에 연건물 면적만 축구장 3배 크기인 2만1314㎡ 규모로 최신설비의 자동화 점안제 생산공장을 건설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cGMP(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및 유럽연합(EU) GMP급 공장이며, 이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1회용 점안제 1.4억관 및 다회용 점안제 0,5억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삼일제약은 추후 글로벌 판매 수요에 따라 공장 내 유휴부지에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과거 미국 제약사 엘러간과 협업으로 안과의약품 국내 1위 업체였던 삼일제약은 국내 1위를 탈환하고, 나아가 글로벌 점안제 특화 제약사가 되기 위한 성장플랜을 실행 중이다. 그 첫 단추가 베트남에 글로벌 점안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점안제는 우리가 흔히 안약이라고 부르는 의약품으로 안구건조증 치료제부터 녹내장치료제, 인공누액제(인공눈물), 알레르기성 결막염치료제, 항생제안약, 항염증제안약 등으로 다양하며, 글로벌 점안제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295억 달러(약 36조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PC와 모바일기기 등 전자기기의 사용시간 증가로 전 세계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전체 점안제 시장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인공누액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독일의 글로벌 산업통계 전문기업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점안액 중 인공누액제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9년 171억달러(약 20조원)를 기록했으며, 연 평균 4.79% 성장해 2025년에는 226억달러(약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점안제 시장은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점안제 생산시설은 정제, 캡슐제, 주사제 생산시설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삼일제약은 글로벌 굴지의 제조 IT 기업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 대규모 점안제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점안제 특화 CMO(위탁생산), CDMO(위탁개발 생산) 사업 강자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베트남이 글로벌 CMO, CDMO 생산기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건비와 관세절감 효과를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으로 삼일제약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CMO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준공 후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본격적인 점안제 CMO 사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제약은 안과사업부 재정비 및 품목 확대로 국내 매출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자체 제품인 ‘오큐 시리즈’를 비롯 미국 엘러간과 프랑스 ‘떼아(THEA)’로부터 도입한 점안제의 매출 증가로 2017년 147억 원이던 안과사업부 매출이 2021년에는 400억 원을 돌파해 4년만에 270% 이상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