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류영준 카카오 CEO 내정자가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노조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히며 “이제는 회사·노동조합 모두 구성원들의 상처 회복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카카오노조는 지난 5일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집단 주식 매도로 유가증권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류 대표 내정자에 대해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해당 사내 게시글에는 지금까지 1900명이 넘는 직원이 실명으로 동의했으며 이는 카카오 창사 이래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류 전 내정자의 블록딜 사태가 계속 문제 되고 있었지만 선임을 강행해온 지난 과정들은 결국 카카오가 ESG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셈”이라며 “계열사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카카오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하는 2021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한 단계 상승한 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 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하는 ESG평가에서도 지난해 대비 한 단계 상승한 A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사회부문에서는 ‘A+’, 지배구조에서는 ‘A’등급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류 대표 내정자의 선임 사태로 빛을 바랐다는 오명이 남게 됐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페이의 성장은 카카오페이 구성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낸 결과인데 결실은 특정 임원진에만 집중됐다”며 “이번 사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제가 감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다.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었고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은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가 논의되고 수용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후 이번 사태로 입은 내부 직원들의 상처를 회복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와 같은 강도 높은 예방 대책 수립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라며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상호 신뢰에 기반한 수평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