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역체계 붕괴 위기, 언제까지 눈치만….

입력 2021-12-02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지영 정치경제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폭증에도 방역당국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지난주 두 차례나 신규 확진자가 4000명대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특별방역강화대책에서 방역패스 적용시설·대상 확대를 제외했다. 국민 불편과 민생경제 영향이 크다는 게 이유다. 정부는 이번주에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분과별로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런데 국민 불편과 민생경제 영향이란 명분이 와닿지 않는다.

1일 0시 기준으로 성인(18세 이상) 예방접종 완료율은 91.5%다. 방역패스 적용시설을 식당·카페까지 확대했을 때 불편을 겪는 성인이 전체의 8.5%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들 때문에 연말 모임·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이 급감할 것이란 건 기우다. 더욱이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지참하면 미접종자도 방역패스 적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노래방·PC방 등 일부 시설에 한해 소아·청소년을 방역패스 적용대상에 추가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16~17세는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는다. 소아·청소년을 방역패스 적용대상에 추가했을 때 실질적으로 활동이 제약되는 연령대는 12~15세인데,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12~15세가 노래방·PC방 매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지 의문이다. 소아·청소년의 놀거리가 제약되겠지만, 그보단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로 감염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가 더 클 것이다.

현재 방역패스 적용시설은 실내체육시설과 노래연습장, 유흥시설 등이고, 적용대상은 성인이다. 이들 시설·대상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도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민생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접종자 보호를 내세워 방역패스를 도입했다. 이제 와서 국민 불편과 민생경제 영향을 이유로 적용시설·대상에 식당·카페, 소아·청소년을 추가하지 못하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정부가 미적대는 사이 신규 확진자는 5000명을, 위중·중증환자는 700명을 넘어섰다. 병상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사적모임 제한 강화를 수반하는 비상계획까지 필요하게 됐다. 위험신호 방치 후 확진자 급증, 이후 뒤늦은 방역조치 강화는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난해 3월부터 반복됐던 문제다. 재택치료, 예방접종 호소는 방역 책임을 국민에 전가하는 것이다.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정부는 정부의 할 일을 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단독 하마스 외교 수장 “이스라엘, 국제법 계속 위반하면 5차 중동전쟁”
  • 대기업도 못 피한 투심 냉각…그룹주 ETF 울상
  • 벼랑 끝에 선 ‘책임준공’… 부동산 신탁사 발목 잡나
  • 갈수록 높아지는 청약문턱···서울 청약당첨 합격선 60.4점, 강남권은 72점
  • 국제유가, 2년래 최대 폭 랠리…배럴당 200달러 vs. 폭락 갈림길
  • 황재균, 지연과 별거 끝에 합의 이혼…지연은 SNS 사진 삭제 '2년' 결혼의 끝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652,000
    • -0.18%
    • 이더리움
    • 3,263,000
    • +0.25%
    • 비트코인 캐시
    • 434,900
    • -0.41%
    • 리플
    • 715
    • -0.14%
    • 솔라나
    • 192,400
    • -0.1%
    • 에이다
    • 470
    • -0.84%
    • 이오스
    • 634
    • -1.09%
    • 트론
    • 208
    • -0.48%
    • 스텔라루멘
    • 12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400
    • -0.49%
    • 체인링크
    • 15,210
    • +1.13%
    • 샌드박스
    • 339
    • -0.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