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으로” 미국 도시-주정부, 천연가스 주택 공급 금지 놓고 충돌

입력 2021-06-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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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신축 주택ㆍ건물 천연가스 금지 움직임
애리조나, 텍사스 등 주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법 개정 검토
온실가스 감축 vs. 비용 문제 대립
민주당 장악 시 정부와 공화당 중심 주 정부 정파 다툼 양상도

▲미국 뉴욕의 아파트 건물.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의 아파트 건물. 뉴욕/AP뉴시스
미국 주요 도시와 주 정부가 신축 주택과 건물 내 천연가스 사용 여부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도시들은 환경을 위해 천연가스 반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주 정부는 관련 정책에 들어가는 비용을 우려해 도시 정책을 막으려 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덴버,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들은 신축 주택과 건물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억제하는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2019년 덴버가 관련 금지법을 제정한 후 다른 도시들로 퍼지는 모습이다.

천연가스 중단을 지지하는 도시들은 미국 내 풍력·태양광 발전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신축 건물에 신재생에너지를 온전히 공급할 여력이 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가정과 기업에서 나오는 연간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약 13%를 차지한다. 천연가스 대부분은 요리와 난방, 세탁·건조기 사용에서 비롯되며, 환경 운동가들은 향후 수십 년에 걸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선 여기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019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원 현황. 밑에서부터 산업/전력업체/교통/농업/가정과 기업(약 13%).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2019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원 현황. 밑에서부터 산업/전력업체/교통/농업/가정과 기업(약 13%).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반면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 오클라호마주, 테네시주 등 주 정부들은 법률을 개정해 도시들의 입법 조치를 사전에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천연가스 사용 금지가 생활에 있어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큰 비용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부 도시에서 추진하는 전기 주택은 가스를 사용하는 주택과 비교하면 난방·조리 시스템 개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주택을 개조하는데 34억~59억 달러(약 4조~6조 원)가 필요하며, 그 비용은 거주자와 도시 모두에 청구될 가능성이 있다.

비영리 환경단체인 환경수호펀드(Environmental Defense Fund)는 과거 에너지 전환 시스템 투자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쏟은 캘리포니아주에 “시간이 갈수록 비용이 더 늘면서 천연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공급 업체의 입지가 줄어드는 등 산업 문제도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전미음식점협회는 음식의 직접 가열 대신 인덕션 등을 통한 조리를 하게 되면 기존 가스레인지 활용보다 비용이 더 들어 생업에 지장이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WSJ는 천연가스 허용 문제가 환경 문제를 넘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파 싸움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천연가스 활용을 금지하려는 도시 대부분이 민주당 텃밭이지만, 반대하는 주 정부는 공화당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전열 펌프와 인덕션 활용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고, 이후 민주당 세력이 큰 도시들을 중심으로 행동을 보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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