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기업이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총 510조 원을 투자,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급망 구축에 나선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연합체’를 결성해 대응한다.
19일 연합뉴스는 독일 ‘디벨트’ 보도를 인용해 “EU가 반도체 연합을 결성해 2030년까지 역내 반도체 생산을 2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라며 “EU는 한국의 야심 찬 반도체 전략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유럽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전 세계 생산량의 10%에 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사용량은 전 세계 반도체의 20% 수준이다. 모자라는 약 10% 분량은 대만이나 한국,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조달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EU는 바짝 긴장 중이다. 이미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온 한국이 메모리칩 분야의 선도적 지위에 이어, 프로세서 등 다른 부문에서도 500조 원이 넘는 투자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U는 자체적인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반도체 자립을 통해 대만과 한국,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20%를 EU가 생산하겠다는 게 목표다. EU에서 필요한 반도체는 자체적으로 생산해 '반도체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EU 주요 회원국은 반도체 산업을 위해 최대 500억 유로(약 67조5000억 원)에 달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투자하는 금액의 20∼40%를 각국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이 프로그램에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동의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이에 대해 "유럽 반도체산업의 투자액은 최대 약 500억 유로(약 67조5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한 해 매출액을 넘어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