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불신 자초한 LH 직원 땅투기

입력 2021-03-03 15:40 수정 2021-03-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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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택지 개발과 토지 보상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신도시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땅을 사전에 대거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분야 지식을 십분 활용해 가족까지 동원하면서 이른바 지분 ‘쪼개기’와 나무 심기 등 보상가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수단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사회주의 후진국의 해외토픽 사례로 볼 법한 내용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것이다. 3기 신도시 땅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척될수록 지금까지 나온 사실은 ‘빙산의 일각’ 수준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사건을 폭로한 민변과 참여연대는 제보받은 극히 일부분의 토지대장을 단 하루 조사한 결과가 LH 전현직 임직원 14명과 그 가족들의 100억 원대 사전 땅 매입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에 드러난 광명‧시흥지구를 포함해 3기 신도시 6곳 전체로 조사 대상을 넓히면서 이런 사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나올지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LH 직원들의 비위는 너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한 상황이다. 불법 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단발성의 경징계로 끝내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재발 사례가 그치기 어렵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번 토지 매입이 집중된 시기에 LH 사장을 지냈다. 변 장관은 거대한 공룡 공기업인 LH라는 조직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참에 한 발 더 나가 선제적으로 국토부와 LH를 비롯한 산하 공기업 직원들의 개발 택지 사전 매입 현황을 전수조사해야 국민들의 불신을 털어낼 수 있다.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국토부와 산하 기관이 강도 높게 자정하지 않으면 막대한 금전적 이익의 유혹에 넘어가는 유사 사례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 부동산 정책 신뢰는 또다시 먼 나라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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