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시장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특화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LG화학은 사업의 한 축이었던 산업재부문을 분사, 내년 4월 1일 ‘LG생활소재(가칭)’을 신설키로 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산업재 부문은 석유화학이나 전지사업과 달리 B2C 기반 사업으로 전략적 차별화 및 시장 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건축경기 침체 등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독자적 변혁활동을 쉽게 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회사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도 사업구조 재편에 한창이다. SK에너지는 카라이프 사업본부에서 담당하던 텔레매틱스 사업과 렌터카 사업을 각각 SK마케팅앤컴퍼니와 SK네트웍스로 양도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내년 시행 예정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관련사업을 영위 중인 각 계열사별로 양도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주회사격인 (주)두산의 각 사업부문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각 사업부문의 독립성 강화와 신속한 시장대응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두산은 현재 주류사업부문 매각을 진행 중이며 지난 11월에는 포장용기와 유리병을 생산하는 테크팩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키로 결정했다.
또 출판사업을 분할하는 등 하나의 회사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기 보다는 각 사업부문별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내 최대그룹인 삼성도 지난 11월 삼성테크윈에서 카메라 사업부를 분할, 별도로 운영하고 삼성테크윈은 기존 감시카메라와 특수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우는 AM OLED(유기형 발광다이오드) 사업의 효과적 진척을 위해 삼성SDI로부터 분리시키는 등 개별 사업의 최적조건을 만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특정 사업부문을 분할시키면서 키울 수 있는 사업을 확실하게 키워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도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한 경영방식 중의 하나지만 최근처럼 경기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는 시점에서는 키울 수 있는 사업만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선회된다는 것.
또 사업구조가 단순화되면 시장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연이은 사업부문 분할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더 길게는 내년 하반기까지 경기침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이같은 경영전략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