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과학기술

입력 2020-12-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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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작년 말부터 세계로 번진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8000만 명을 감염시키며, 174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유엔이 추계하는 세계인구 약 78억 명과 비교하면 100명에 1명이 감염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가까이 지나 2020년 연말이 되었지만 그 위세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7배에 이르는 영국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해 새로운 우려를 몰고 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록다운(도시 봉쇄)과 백신 접종, 나아가 치료제밖에 없다. 이는 이제부터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음을 말해준다.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사회가 된다. 국가가 정한 순서에 따라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생명의 선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비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연말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출현은 뉴 노멀로 정착되어 설령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예전의 생활패턴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비대면 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미디어를 활용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도 전개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사회와 인생관을 변화시키고 시대사조(時代思潮)와 종교관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도성장 시대의 심벌이었던 중후장대(重厚長大)에서 경박단소(輕薄短小)로의 산업구조 변화가 이제 종언을 맞게 됐다. 사람의 심성도 가벼움에서 다시 중후함을 찾는 회귀현상이 시대기조(時代基調)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의 내구력이 한계에 봉착하는 사례도 늘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화한 경제대책에 효과가 의문시되는 사업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사회격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중산층에서 그 이하로 내려가는 소위 ‘슬로우어 미들(Slower middle)’로 빠질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이처럼 시대의 불예측성, 불안정성이 심한 만큼 세계의 주요 미디어들과 싱크탱크들은 어느 때보다 향후 5~10년 사이의 트렌드를 중시하는 모습이다. 이 트렌드의 틀을 잡아 주는 시기가 2021년이다. 주요 트렌드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것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이 협력해 데이터를 넘어 경제를 만들어가는 ‘데이터 이코노미’의 활약이다.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향한 가속화 움직임, 중산층과 그 이하의 국민생활을 지탱하는 행동경제학의 실천도 주요한 트렌드다. 코로나19 공존시대(共存時代) 스마트시티로의 전환과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잡는 탈탄소사회로의 전환은 이미 선진국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가장 중요한 중장기 국가사업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 트렌드를 끌고 갈 원동력은 결국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각국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에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주장했다. 집권 중기로 가면서 미래차, 반도체, 바이오등 3대 산업 육성정책을 들고 나왔다. 후반기에 돌입하자 한국판 뉴딜정책을 내걸었다. 코로나19 경제대책의 집대성이 한국판 뉴딜정책이다. 이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 100조 원 시대에 과학기술정책이 국가 경제정책을 리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방역대책이 3밀(密) 즉 밀집·밀접·밀폐를 피하는 것이라면 코로나19 경제활성화 대책은 또 다른 3밀로서 엄밀·정밀·치밀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정책의 핵심에 있는 한국의 과학기술력을 3밀의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재점검해 나가야 한다. 비대면 사회에 달라진 교육방식,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을 지탱하는 다양한 과학기술 활용과 의료·제약기술의 국제경쟁력 등을 점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안전·안심·풍요로 감쌀 포용사회 실현 등에 과학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를 우리 과학기술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모멘텀을 찾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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