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외 철강 시장은 각국의 재정투자에 힘입어 수요가 늘겠지만, 국내 시장 회복은 원자재 비용 부담과 조선업 부진에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주최한 제7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국내외 철강경기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나 국가 간, 산업간 차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철강산업의 5대 변화로 △투자 주도의 수요 회복 △수요산업간 디커플링 △중국 내수중심 성장 △한국 경기 차별화 △비용 상승을 꼽았다.
글로벌 철강 수요는 각국 재정투자에 힘입어 4% 내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코로나19 재정대응 규모는 세계 GDP의 10%에 육박할 전망이며 특히 그린ㆍ인프라 중심 투자로 글로벌 고정투자의 회복이 예상된다.
공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내년 세계 철강 수요는 2019년 수준을 웃도는 17억9000만 톤으로 회복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철강산업의 큰 장애 요인이던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 우려는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 전략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과거 1억 톤 이상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에는 5000만 톤 내외로 예상된다.
다만 2021년 국내 철강 시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철강협회는 한국 내수가 올해 8.2% 감소한 후 내년 3.8%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환경비용 증가로 인한 비용부담에 글로벌 시장보다 회복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 달러화 약세 등으로 원료가격 강세가 예상되며 탈탄소 정책 등으로 기업에 대한 환경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요산업간 회복 속도에도 편차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건설용 수요는 호조를 보이지만 조선은 올해 수주절벽의 영향으로 내년에 건조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한 탓이다.
국내 철강 시장은 내수는 연 5000만 톤 수준의 제한적 회복에 그치며 수출은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공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 시장은 조선산업의 비중이 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의 기회를 활용해 수출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국내 시장에서는 수요산업간 회복 속도의 편차에 대응한 제품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