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street)’

입력 2020-08-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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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주식시장이 뜨겁다. 군대 병영 내에서 사병들이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최근에 접했다. 아마도 핸드폰 사용이 영내에서도 가능해졌기 때문일 게다. 이쯤 되면 주식시장에서 슬슬 발을 빼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군인까지 주식 베팅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피말리는 긴장과 한탕을 노리는 투기꾼의 욕망이 교합하는 자본주의의 주식시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광고 헤드 카피를 보시라. ‘제대로 사기 치고 화끈하게 즐겨라.’ 주린이(주식을 막 시작하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 주식 어린이)들에게 ‘가즈아~’라고 유혹하는 추임새처럼 들려온다.

2014년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작심하고 주식시장의 어두운 면을 여과 없이 화면에 담아냈다. 영화는 돈, 섹스, 마약의 삼중주를 160여 분 동안 현란한 몸짓과 음란한 체위로 그려내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주인공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동안 상복도 그리 없더니만 이 영화로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움켜쥐었다. 스코시즈는 주류 할리우드에 속해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버리지 않았다. 거장으로 우뚝 선 감독은 이제 ‘돈돈돈’ 하는 세태에 뭔가 한마디하고 싶었던 걸까?

영화는 1990년대 조던 벨포트라는 주식 중개인이 주가 조작을 통해 억만장자가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오직 부자만을 꿈꾸며 월스트리트에 입성한다. 처음 만난 선배는 신입사원인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 자네도 해봐. 코카인과 창녀, 이것이 월스트리트의 입장권이야.”

비록 어린 나이지만 능란한 말솜씨와 세련된 매너로 고객을 모으고 교묘하게 주가를 조작하여 그 차액으로 엄청난 부를 쌓게 된다. 그는 곧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대상에 오르고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그러나 아직도 벨포트에게는 자본주의의 열정이 남아있다. 그는 아마도 출소하면 다시 주식을 시작할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먹고 사는 경제사’로 요약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이제는 돈에 대해 더 이상 이중적 태도를 보일 필요가 없다. 돈의 노예가 될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삶의 주체가 될 것이냐는 물음은 지금 시대에 공허하다. 주식투자 자체를 백안시할 필요도 없다. 아니 오히려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권장할 일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자신의 투자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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