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새 1500%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던 이스트먼코닥에 대해 미국 증권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코닥의 미국 정부 대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사실 발표 전후로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또 일부 임원들이 발표 전날 스톡옵션을 받은 것도 조사 대상이다. 지난달 27일 스톡옵션을 받은 덕에 이를 보유한 회사 임원들은 잠시 뜻밖의 횡재를 누렸다.
코닥은 지난달 28일 미국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로부터 7억6500만 달러(약 9200억 원)를 대출받아 약품 원료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발표 하루 전부터 코닥 주식은 하루 160만 주 넘게 거래되고 주가도 25%나 폭등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코닥 주식은 27일 2.62달러에서 이틀 후 60달러로 치솟았다.
지난달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닥의 공식 발표 하루 전, 뉴욕 로체스터의 한 방송국이 코닥이 이 같은 소식을 다음 날 발표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미리 흘렸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온라인에서 바로 삭제됐지만 이미 시장에 번지면서 코닥 주식 거래량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CBS 계열사 WROC의 뉴스 앵커 애덤 코닥은 FT에 “해당 보도는 코로나19 관련 생산에 합의했다는 것 말고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뭘 만들지 정하지도 않았고, 만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폭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SEC 조사는 초기 단계로 아직 회사 관계자 혹은 개인의 부정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SEC 조사와 관련, 코닥 대변인은 조사에 대해 알지 못하며 앞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관여되지 않았다”면서 코닥 대출 건과 거리를 뒀다.
코닥이 관련 사실을 발표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닥에 대한 대출은 의약품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기 위한 돌파구”라며 “코닥은 복제약 등을 생산할 것이다. 우리는 일자리를 되가져오고 미국을 세계 주요 의약품 제조국 겸 공급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코닥이 트럼프를 등에 업고 제약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는 “어떤 문제가 나타나면 신속하게 알려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