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 씨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 아닌 ‘피해자’라는 용어가 더욱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관련 법령 등의 취지를 고려할 때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 보호나 지원을 받는 사람은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황 국장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따르면 피해자 지원기관이 보호에 나서면 피해자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현재 (고소인이) 관련 지원 기관에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립적 입장에서는 다른 용어도 사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표현 방식은 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날 향후 피해자 지원 대책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황 국장은 “현재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방지 조치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점검 중”이라며 “전문가와 빠른 시일 내에 점검을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국장은 ‘피해자 보호 등과 관련해 지원기관과 제대로 논의한 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A 씨가 피해자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기관 업무가 기본적으로 피해자 지원과 보호이기에 (지속적으로) 피해자 지원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여권 일부 인사와 서울시 등은 A 씨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 등으로 부르며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가부도 지난 14일 공식 입장문에서 A 씨를 ‘고소인’이라고 칭해 성범죄 피해자 보호 주무 부처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