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이들 후원자가 수십만 달러를 들여 기금모금 행사나 공화당 리더십 회의에서 대통령이나 공화당 주요 인사를 만났으며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 정치에 진출, 지도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가능하다면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후원자 중 일부는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조직을 포함해 중국 안보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며 저명한 중국 정치인사들에게 자신들의 성과를 보고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전국위원인 숀 스틸은 지난 2017년 5월 열렸던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행사에 중국 중앙정부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포함한 중국 국적자들을 초청했다. 이 행사는 초대장을 가진 사람만 입장이 허용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중국 관련 인사 중 한 명은 ‘트럼프를 위한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단체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티엔 왕이다.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로스앤젤레스(LA) 중국 영사관 관리들은 자국 태생이면서 미국 영주권을 지닌 친(親) 트럼프 인사인 데이비드 티엔 왕에게 접근해 중국 문제에 대한 로비 활동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왕은 캘리포니아주에 ‘왕&마’라는 로비업체를 신설했으며 ‘트럼프빅토리’라는 정치자금모금위원회에 15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기부했다. 외국 정부 로비스트는 법무부에 등록해야 하지만 그의 이름은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지 않았다.
그는 2017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RNC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중국 과학기술부 연구원인 자오강, 중국 출신의 미국 시민이자 중국전략문화촉진회 집행위원인 탕벤,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업가인 리수 등 세 사람과 함께 참석했다.
공화당 RNC 측은 WSJ에 “스틸 위원에게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지시했다”며 “다만 이들 중국인이 기부했던 돈이 법규 위반과 관련 있지는 않아서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틸 위원은 “중국의 노력을 내가 도왔다는 것은 거짓이며 중상모략 하는 것”이라고 발끈했지만 WSJ의 세부 질문에 답하지는 않았다.
한편 탕벤은 2017년 6월 부인과 함께 트럼프빅토리에 30만 달러를 기부, 워싱턴D.C.의 트럼프인터내셔널에서 열린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중국 손님들을 이끌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손님들 중 하나가 중국군에 디지털 기술과 통신 관련 설비를 공급하는 화쉰팡저우의 우광성 회장이다. 우광성 회장은 트럼프를 만났을 때 “중국 기술기업들은 미국에 투자하기를 열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중국과 연계된 정치적 후원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WSJ는 전했다.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