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내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에서 신규 차량 등록 수가 감소했다.
시장조사 업체 도미니온엔터프라이즈 분석 결과, 지난 4~5월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신규 차량 등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에만 차량 신규 등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6260대에 그쳤고 5월에는 70% 급감해 1447대에 불과했다.
테슬라 실적 부진은 캘리포니아 이외 주에서도 나타났다. 도미니온이 조사한 뉴욕, 플로리다, 텍사스 포함 24개 주에서 같은 기간 테슬라 신규 차량 등록은 33% 감소한 1만4151대를 기록했다. 이들 24개 주는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WSJ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경제 봉쇄가 미국 자동차 수요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4~5월 사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생산 공장 운영을 7주간 중단했다.
테슬라 주가는 경제 재개를 본격화한 중국 판매 회복에 힘입어 4월 말 이래 고공행진했다. 지난 10일에는 1025.05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모델3 판매량이 1만1095대에 달했다.
중국 판매 호조와 달리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여전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의 4~5월 테슬라 신규 차량 등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57%, 4위 시장인 노르웨이에서는 94% 감소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팩트셋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 여파로 올해 테슬라 차량 판매를 43만 대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치 51만 대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올해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36% 올라 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경제 재개와 함께 자동차 업계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평균 판매 장려금은 대당 5000달러로 올랐다.
유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 유인도 떨어진다. 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테슬라에는 악재일 수 있다.
이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달 테슬라가 수요 진작을 위해 차량 판매가를 낮췄는데 이게 실적 전망에 나쁜 전조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