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로 자동차 등 5개 산업에 긴급히 필요한 유동성 자금이 105조 원에 달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자동차산업연합회와 중견기업연합회, 반도체산업협회, 바이오협회 등 26개 기관은 29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주력산업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3차 산업 발전포럼을 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야 한다"며 "정부는 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기업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고, 각국 정부는 제조업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과감한 규제 혁파와 투자 유인책 제공 등을 통해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단기적으론 전자통신 50조 원, 자동차 32조8000억 원, 기계 15조5000억 원, 석유화학 2조4000억 원, 섬유 4조6000억 원 등 5개 업종에서만 105조3000억 원의 유동성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과 업종별 특별 보증 규모 등을 더 확대하고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특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 회장은 26개 단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정책, 시스템 개선 △AI, 바이오 등 고급인력 양성 확대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부 공공조달정책제도 개선 △법인세율 등 세재 검토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주 52시간제 시행의 유연성 확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지양 △의원 의뢰 입법 방지책 도입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업종별 주제 발표에서 자동차산업은 생산량이 4년 연속 감소하고 있고,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 차질, 수요 감소로 더 큰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됐다.
전자산업은 올해 세계 시장이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후방산업(소부장) 육성, 스마트 IT 제품 대응, 디지털 뉴딜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선·해양산업은 수주량이 급감하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노후 LNG(액화천연가스)선 조기 대체발주 등 수주 지원과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필요하다고 언급됐다.
반도체 산업은 하반기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며,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신기술 공격적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국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LCD에서 OLED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빠른 사업전환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철강산업은 수요가 10% 이상 감소해 금융위기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부담 완화,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스마트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