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전, ‘한화-현대重’ 2파전 압축(종합)

입력 2008-10-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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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ㆍ한화, “최선을 다해 인수전 임할 것”

산업은행이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본입찰에서 포스코를 제외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우조선의 새 주인결정은 현대중공업컨소시엄과 한화컨소시엄간의 2파전으로 압축되게 됐다. 이에 대해 산은이 대우조선매각에서 ‘실리보다는 명분’을 택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매각은 이제 산은 대우조선 매각 심사위원회가 현대중공업과 한화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오는 24일경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한화측은 이번 산은 결정에 대해 공통적으로 “산은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도 50% 확률 싸움에 자신감 넘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산은, 실리보다는 명분 선택

대우조선해양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의 이번 결정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실리보다는 명분을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수후보들 가운데 포스코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설이 돌았다. 이같은 가정이 사실이었을 경우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산은 입장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던 GS그룹이 돌연 인수전 참여를 철회함에 따라 포스코의 입찰자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산은 입장에서도 M&A 과정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고,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즉각 포스코의 입찰자격여부에 대해 발표를 하지 못하고 법무법인 광장에 법률적 해석을 의뢰했다.

더욱이 포스코의 입찰자격여부에 대한 산은의 입장이 바로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일간의 장고 끝에 포스코 자격 박탈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산은은 발표문을 통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GS가 불참함에 따라 매각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포스코의 본입찰 제안서를 무효처리키로 했다”고 밝혀 인수전이 마감하고 나서도 발생할 수 있는 오해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선택을 했다.

산은은 이어 "포스코의 입찰제안서를 무효처리키로 함에 따라 다른 인수후보인 한화컨소시엄과 현대중공업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심사 및 평가작업을 실시, 24일경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重 - 조선ㆍ에너지 개발 사업 시너지 강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의향서 제출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26일,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항간에 떠돌던 참여여부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이수호 부사장은 “세계 1위의 현대중공업과 3위인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고, 전 분야에서 장단점을 보완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수효과를 역설했다.

현대重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한국조선산업의 위상이 더욱 강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重은 세계 1위의 조선사이며, 대우조선도 세계 3위의 선박건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의 결합은 매머드급 조선회사의 탄생을 의미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중의 경우 컨테이너선, 유조선, 선박엔진 제조에 강점이 있고, 대우조선은 LNG선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고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또한 양사는 에너지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예멘 유전개발과 카자흐스탄 가스전 개발경험이 있고, 대우조선은 나이지리아․카자흐스탄 유전개발 사업 노하우가 있어 양사의 에너지 개발 사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국내 자원개발 사업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동종업계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동조합을 설득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자금력으로는 한화측보다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고용문제 심사기준의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의 커다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현중의 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가 바뀌고 노조 내에서도 과거와 같이 ‘동종업계로의 매각에 대한 무조건 반대’ 입장은 많이 수그러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회사측도 인력이 부족한 군산조선소 현장에 인력을 배치하는 등 고용보장과 처우개선 등을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 한화그룹 - 적극성ㆍ열정은 ‘최고’

한화그룹처럼 대우조선 인수전에 적극적이고 조기에 참여한 후보는 없었다. 지난 4월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한화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로 알고 반드시 M&A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하는 등 그룹 오너부터 인수전 실무진까지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의지는 남다르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M&A를 통한 재도약 방침을 정하고, 국내 기업 중 대우조선해양을 최적의 회사로 결정했다.

인수전 초기에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대한생명 지분 일부매각과 농협이라는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면서 현대중공업에 비해 자금조달능력이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시너지 측면에서도 한화그룹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대우조선의 수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창업주인 故김종희 회장 시절부터 세계적인 선박왕국 그리스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한 그리스 대사관이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빌딩에 위치한 점도 그리스와 한화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무엇보다도 대우조선 노조가 동종업계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사실이 한화그룹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컨소시엄 구성을 천명했던 대우조선 우리사주조합도 한화와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화그룹=대우조선직원이 원하는 회사’라는 공식이 생겨버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제 인수전 본입찰이 시작된 시점에서 가능성을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산은측에서 인수가격이나 시너지 효과, 향후 발전방향 등에 대해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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