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개발 중인 디지털 화폐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출되면서 중국이 세계 최초 디지털 화폐 발행국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바짝 다가섰다.
1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 캡처 화면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의 SNS에 돌고 있다. 인민은행의 지침에 따라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이 일부 도시에서 이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내부 테스트 중인데 캡처 화면이 유출된 것이다.
캡처 화면 속 전자지갑 상단에는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초상화가 그려진 화폐 그림이 배치돼 있다. 농업은행의 것으로 표시돼 있으며 실물 화폐처럼 고유번호로 추정되는 긴 숫자가 들어가 있다.
SCMP는 화면을 토대로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텐센트의 위챗페이처럼 결제하고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스마트폰 두 대를 서로 맞대게 하는 ‘부딪치기’ 기능도 있는데 휴대전화망이나 와이파이 같은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서도 근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해 서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SCMP는 이번 사진 유출을 통해 중국 중앙은행이 세계 최초 디지털 화폐 도입 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인민은행이 디지털 화폐 도입을 비밀리에 추진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실제 운영 기관들을 동원해 테스트 단계까지 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겪으면서 디지털 화폐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폐나 동전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로써 중국이 민간 주도 가상화폐와 다른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를 처음 발행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