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 급감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안심 마케팅’으로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ㆍ청결 서비스를 확대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낮추는 동시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를 위해 ‘책임 프로그램’까지 선보였다. 감염증에 대한 공포와 경제적 불안을 모두 누그러뜨리는 투 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코로나19로 급작스러운 경제적 변화를 겪는 고객을 위해 할부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현대차는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통해 신차 구매 후 할부금을 갚을 수 없게 된 고객이 차를 반납하는 것만으로도 남은 할부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차도 신차 구매 후 첫 1년 동안은 납부금을 면제하는 ‘희망플랜 365 프리(FREE)’를 선보였다. 모닝과 레이, K3 등을 이달 출고한 고객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총 48개월의 할부 기간 중 첫 12개월은 납부금 없이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이후 나머지 36개월간 연 3.9%의 금리를 적용해 원리금을 상환하면 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고객의 부담을 덜고자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는 한국에서 시행 중인 안심 프로그램을 미국과 중국으로도 확대해 관심을 모았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신차 구매 고객이 직장을 잃으면 6개월간 할부금을 면제하는 서비스를, 기아차는 중국에서 실직과 전염병으로 할부금 납부가 어려워진 고객을 위해 6개월간 할부금을 대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대면과 청결에 신경 쓰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낮추는 서비스는 다수 업체의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쌍용차는 전국 300여 개 전시장을 매일 방역 소독하고 방문한 고객의 차에도 항균 연막소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도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를 수시로 방역해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아예 전시장을 사전 예약제로 바꿨다. 시간 단위로 한 번에 1팀의 고객만 전시장을 방문하도록 조처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많다.
금호타이어는 전문 수리기사가 타이어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의 차를 수령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시 배달하는 ‘교체 대행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유사한 형태의 ‘넥스트레벨 GO’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푸조는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하면 영업사원을 통해 시승 차를 보내주는 ‘푸조 안심 마중’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신차를 출시한 업계는 비대면 채널을 활용 시 가격 할인 혜택을 주며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신차 XM3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온라인 전용 계약 혜택을 마련했다. 네이버 페이로 청약금 10만 원을 결제하는 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했는데, 전체 사전계약의 24%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지프는 온라인으로 차를 계약하고 출고하면 최대 1490만 원을 할인하는 혜택까지 선보였다.
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존의 판매 방식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실제 고객의 구매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판매 전략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