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12월 11일 기준, 중국의 대(對)인도 투자는 80억 달러로 10년 전 2억 달러 미만에서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중국 기술 기업들은 인도 스타트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 투자회사 아이언필라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미디어기업 텐센트는 31개 인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들의 주식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열성적인 대인도 투자는 중국에서의 성공 공식이 인도에서 그대로 재현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어서다. 얼핏 보면, 무리한 가정은 아니다. 중국과 인도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대국이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인도 시장이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곳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13억 명에 이르는 인구는 잠재적인 노동자며 소비자며 고객이다.
또 중국과 인도 사이의 발전 격차도 중국 기업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시장인 반면, 인도는 모바일 이용자 수가 이제 막 급증하기 시작한 신생아다. 인도가 인터넷 상업화 발전에서 중국에 훨씬 뒤처져 있는 현실은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가 중국의 성장 바통을 이어받을지는 의문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지적했다. 인구 대국이라는 공통점만 따지기에는 인도 내 분화 현상이 매우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특히 중국 기술 기업들에게 힘든 과제라는 설명이다.
거대 인구를 품은 인도지만 이곳을 단일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도에는 공식 언어만 22개가 있고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언어만해도 100개에 달한다. 인도의 28개 주가 각각 언어가 다르다. 1961년 인구통계에 따르면 무려 1652개의 방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신분제인 카스트제도와 종교적 다양성은 시장을 더 분열시킨다. 사회적 소통과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는 인터넷 기업들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인도 경제가 급성장해 왔지만 불평등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 소비층의 확대를 어렵게 한다. 인도 인구의 상위 10%가 전체 부의 77%를 갖고 있다. 2017년 창출된 부의 73%가 1% 최상위층에 돌아갔다. 인도에 5억 명에 달하는 인터넷 이용 인구가 있지만 이들 중 4억 명은 온라인 쇼핑을 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 시장의 이같은 복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도가 포스트차이나가 될 것이라는 가정은 위험할 수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