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조가입률 낮지만 노동손실일수는 많아…"노사협력 세계 최하위"

입력 2019-12-16 06:00 수정 2019-12-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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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英 4개국 중 근로자 1000명당 노동손실일수 4만일 넘어 최장

한국이 주요 선진국인 미국, 일본, 영국보다 노동손실일수와 쟁의 건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한ㆍ미ㆍ일ㆍ영 주요 4개국의 노사관계지표를 분석한 결과, 10년 평균 임금근로자 1000명당 노동손실일수는 △한국 4만2327일 △영국 2만3360일 △미국 6036일 △일본 245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한국의 노동손실일수는 영국의 1.8배, 미국의 7배, 일본의 172.4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평균 노조가입률은 △한국 10.3% △미국 11.4% △일본 17.8% △영국 25.8%로 한국이 가장 낮았다.

한ㆍ미ㆍ일ㆍ영 4개국 중 한국은 노조가입률이 가장 낮으면서 쟁의로 인한 노동손실일수는 가장 많은 나라였다.

지난 10년간 평균 노동조합원 수는 △한국 180.7만 명 △미국 1492.8만 명 △일본 996.8만 명 △영국 656.2만 명으로 한국이 가장 적었다. 반면, 지난 10년간 평균 쟁의 발생 건수는 △한국 100.8건 △미국 13.6건 △일본 38.5건 △영국 120.1건으로 한국이 두 번째로 많았다.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많은 건 국제평가기관의 평가와도 일맥상통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노사협력 수준 평가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은 평균 123위에 그쳐 미국(30위), 일본(7위), 영국(24위)과 큰 차이를 보였다.

WEF가 노동시장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노동시장 유연성(노사협력ㆍ정리해고 비용ㆍ고용 해고 관행ㆍ임금 결정의 유연성ㆍ적극적 노동정책ㆍ근로자 권리ㆍ외국인 고용의 용이성ㆍ내부 노동 이동성 등 8개 항목 평가) 항목에 대한 올해 평가에서도 한국은 97위로 미국(3위), 일본(11위), 영국(14위)에 크게 못 미친다.

한국의 노사협력과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한 평가가 낮은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사 간 대등한 협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제도적 환경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파업 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노사 균형이 맞지 않고 노 측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낮은 노조가입률에도 노동손실일수가 미국, 일본, 영국보다 높아 우리나라 노사협력 수준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며 “노 측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 등 노사가 동등하게 협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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