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윤 모 씨가 경찰의 강압 수사에 '거짓 자백'을 했다며, 자신은 진범이 아니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 씨는 1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춘재가 8차 사건의 진범이라는 소식을 듣고 착잡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고문 등으로 당시 신변의 위협을 느껴 거짓 자백을 했다고 털어놨다.
윤 씨는 "잠을 (3일 정도) 안 재웠다. 미치지 않는 이상 사람이 견딜 수가 없었다"라며 "다리가 불편해 쪼그려뛰기 한 번인가 하다가 안 되니까 일어났다 앉았다 그걸 시키더라. 그걸 못해서 누가 발로 걷어찼는데 그게 누구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가슴하고 엉덩이 쪽을 좀 많이 맞은 것 같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이게 뭐 비가 오거나 그러면 쑤시고 멍 자국이 가끔 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윤 씨는 "당시 자신을 조사한 형사가 '너 하나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고 그런 얘기를 했다'"라며 "구치소 갔을 때 '사형이다'라는 말도 들었다. 거기에 있던 동료가 '시인하고 감형 받아라'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 그래서 (거짓 자백을) 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윤 씨는 언론에 보도된 피해자 오빠의 친구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걔가 내 친구라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라며 "농기구 수리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하고 접하기 때문에 알 수도 있지만 얼굴이 기억이 안 나는 정도의 사이였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범인으로 검거될 당시에도 강력히 부인했다고 말하며 "(30년 전에)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형사들이 와가지고 조사할 게 있다고 해서 그때 갔다"라며 "별일 아니라고 금방 보내준다고 했다. 저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라고 당시 상황를 전했다.
그는 증거로 채택된 체모에 대해서도 "체모를 여섯 번 뽑아줬는데 한 번을 뽑을 때 한두 개 뽑지는 않을 거 아니냐. 그런데 (경찰이) 체모를 갖다가 그 현장에 뿌려가지고 '네 것이 나왔다' 그런 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재판 당시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며 "국선 변호사 얼굴 한 번 못 봤다. 민선변호사를 고용하라고 하는데 부모도 없는 내가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 당시에 1500만 원인가, 2000만 원 든다고 하더라"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무기징역을 받고 감옥에 있으면서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종교 교화위원의 영향을 받아 종교의 힘으로 버텼다"라며 "'여기서 나가서 살 수만 있다면 다시 한 번 누명을 벗고 싶다'라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자신은 진범이 아니라면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박준영 변호사와 재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