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수도권 청약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청약경쟁률은 치솟고 당첨 커트라인도 높아지고 있다. 상한제 시행 예고로 신규 공급 절벽을 우려한 주택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 현장별 상한제 영향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미 이주·철거가 마무리된 현장의 경우 상한제 시행 예정일인 10월 전 공급을 목표로 분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예상된 전국 분양 물량은 5만1000가구(이 중 수도권이 62% 차지)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74% 늘었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의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단지들은 설계 변경을 추진하거나 ‘1+1 분양’ 확대, 조합원 배정 면적 확대, 마이너스 옵션 도입 등을 검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분양 시기 등을 놓고 조합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분양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추세라면 대형건설사들의 연간 분양 물량은 업체별로 기존 목표 대비 2000~3000가구가 줄어든 약 2만가구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일반분양 비중은 27.8%로 낮은 만큼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분양 및 입주 리스크가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이 14% 안팎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우려하는 일반분양가 보장 현장은 특정 현장(반포주공1단지, 흑석9구역 등)에 국한된 리스크인 만큼 확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에 불구하고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분양가 상한제 등 분양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시행 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곳들이 있어 하반기 분양 물량은 증가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우려 속에서도 현 수준의 분양이 2019년까지는 이어질 전망이고 이에 2022년까지는 건설사들이 현 수준의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 상한제 우려 속에서 건설사들의 단기적인 주가 회복의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운 국면이긴 하지만 태영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택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과 성장성을 갖는 종목으로 압축해서 건설업종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