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에이드, 프라페, 리조또, 그라탕 …

입력 2019-08-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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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커피 가게나 경양식 집에 가면 알지 못할 말들이 참 많다. 에이드&모히또, 스무디&프라페, 퐁크러쉬, 오레오초코, 티라미슈라떼, 리조또, 그라탕, 치즈불고기필라프…. 젊은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그들도 잘 모른다고 한다. 커피든 차든 주문한 게 나오면 실물과 이름을 대조하여 ‘이게 그거구나’ 하고 익혀 뒀다가 맛이 있으면 나중에 와서도 그걸 주문한다고 한다. 커피 이름이나 경양식 이름만이 아니다. 한 달이 멀다 하고 개발되어 나오는 신형 자동차와 각종 가전제품의 이름, 의복이나 구두의 상표 등 이른바 ‘신상(新商:새로 출시되는 상품)의 이름들은 어느 것 하나 낯설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뜻 모를 말들이 많다. 심지어는 새로 건축하는 아파트 이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시골에 사시는 시댁 부모들이 아파트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여 찾아올 수 없도록 일부러 아파트 이름을 노인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이상한 외국어로 짓는다는 우스갯소리 아닌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으로 사용하는 용어들의 뜻을 제대로 모르는 채 실물의 모양과 이름을 연결시켜 외워서 사용하다 보니 세대 간, 계층 간, 남녀 간의 언어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니 소통이 원만하게 진행될 리 없다. 이래저래 우리 사회는 상호 불통의 사회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우리말 대부분의 의미요소를 구성하는 한자를 도외시하다 보니 말의 뜻은 짐작으로 대략 건너짚어 이해하고, 그저 소리 나는 대로 재잘대는 데에만 더 익숙해지고 있다. 책을 읽어도 한글로 적힌 글자만 따라 읽을 뿐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이른바 ‘문해력’ 즉 문장 해독력이 형편없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말은 정신을 담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하는 그릇이다. 그릇이 부실하면 정신을 담을 수도 드러낼 수도 없다.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정확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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