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통화안정증권 2년물부터 국고채 초장기물인 50년물까지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대로 내려앉았다. 국고채 5년물 이상 금리와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타깃으로 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간 금리 역전폭은 한달만에 사상최대치로 확대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도 이틀연속 11년만에 최저행진을 이어갔다. 국채선물시장에서 3년 선물은 30틱 가량, 10년 선물은 원빅 이상 급등하며 공히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1.15포인트(2.56%) 급락한 1946.98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패닉장을 연출하면서 45.91포인트(7.46%) 폭락한 569.79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7.3원(1.44%) 급등한 121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빅피겨로 여겨졌던 1200원을 돌파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가 7위안을 넘자 패닉장을 연출한 것외에는 설명할게 없다고 전했다.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8월)에도 금리인하에 나설수 있다는 기대도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랠리를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지만 추격매수는 자제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진단도 있었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채간 금리역전 상황은 계속됐다. 3년물과는 마이너스(-)32.8bp를 보였다. 5년물은 -30.6bp, 10년물은 -24.7bp, 50년물은 -25.1b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4일(각각 -30.5bp, -22.7bp, -19.4bp) 이래 역전폭이 가장 큰 것이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8bp 좁혀진 8.1bp를 보였다. 이 역시 2008년 8월13일 8bp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지속한 것이다. 국고10년물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6.5bp 하락한 73.8bp로 2019년 1월3일 72.9bp 이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587계약 확대된 39만1866계약을, 거래량은 6142계약 증가한 10만2438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26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886계약을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전환했다. 반면 은행은 5670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07틱 급상승한 135.0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35.05였다. 모두 사상최고치다. 장중 저점은 134.04로 장중변동폭은 101틱에 달했다. 이는 2016년 11월17일 123틱 이후 2년9개월만에 최대폭이다.
미결제는 1878계약 늘어난 13만2982계약을, 거래량은 1만6740계약 확대된 9만366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4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68회였다. 이는 6월25일 0.69회 이후 한달10일만에 최대치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120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달 30일 2685계약 순매수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1853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도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8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보는 것 같다. 일단 추가 강세에 대해 크게 염두에 두지 않다가 뒤늦게 패닉성 매수세가 유입된 듯 하다. 장중 상대적으로 약했던 30년물 이상에서 막판 매수세가 나온것도 장을 좀더 강하게 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주식이나 환율 방향에 연동될 것 같다. 추가 강세에 대한 부담은 분명 크게 있지만 지금은 레벨을 무시하고 강해진 상황이라 좀 더 강해진다 싶으면 관성적으로 매수가 붙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간 (경제전쟁) 확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역외 위안화(CNH)가 7위안을 돌파한 것이 트리거가 됐다. 채권시장에서도 스탑로스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장은 8월 금리인하는 물론이거니와 기준금리 1% 밑을 반영하는 것 같다. IRS(이자율스왑)시장에서는 2~3년 안에 기준금리 1% 밑을 반영 중”이라면서도 “더 강세로 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더 강해진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망가지거나 중국에서 뭔가 큰 문제가 터질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다. 강세가 과하다는 점에서 추격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