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최근 몇 년 간 탄탄한 상승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규제로 매매가격 변동성이 큰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을 선택하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2015년 2월부터 현재까지 4년 5개월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막은 9·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빠졌지만 단독주택은 여전한 상승장을 연출했다. 서울 아파트 시세는 2014년 8월부터 시작된 상승장이 올해 1월 들어 하락(-0.01%)으로 돌아섰다. 이후 월마다 -0.1% 안팎의 변동률을 보이는 모습이다. 반면 단독주택은 이 기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6월 0.86%가 오르며 9·13 대책 영향을 받지 않은 지난해 9월(1.2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시장을 이끄는 상품은 아파트로 보이지만 규제 속에선 단독주택이 더 빛났다. 9·13 대책이 나온 2018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8%, 단독주택은 3.32% 상승했다. 이 기간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1.5%포인트가량 더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 부담은 커졌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상가주택 등 수익형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규제 속에서도 가격 변동폭이 낮은 점을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재건축 억제 등 규제 일변도로 나서면서 아파트의 가격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며 “보통 땅값은 물가상승률 이상 오르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높은 단독주택의 경우 아파트보다 안정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아파트 대신 안정성이 큰 단독주택으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독주택 매맷값 상승세는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된 것에 따른 갭 메우기, 은퇴 계층의 수익형 부동산 신축 수요, 정비사업구역 해제지의 건축규제 완화로 인한 신축 열풍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서울시와 정부도 단독주택 가격 상승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