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지난달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하 월말 기준)은 115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0월(101조1000억 원)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지난달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0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져 위험자산인 주식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는 7.3%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7.7% 하락했다.
한편 채권은 국고채 금리가 연저점으로 하락하면서 강세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587%로 2016년 11월 11일(연 1.508%)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았다.
1년물(연 1.626%), 10년물(연 1.682%) 등의 국고채 금리도 기준금리(연 1.75%)를 밑돌았다.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0.37%)는 손실을 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 선호 현상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전에 증시 방향성을 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분쟁과 화웨이 사태 등으로 증시의 변동성 확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