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한 현대케미칼이 2조7000억 원 규모의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콤플렉스(HPC)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한다.
HPC는 원유을 정제한 뒤 남은 잔사유를 활용해 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현대케미칼은 74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오는 3월 2500억 원을 증자하고, 7월에 1900억 원, 10월에 3000억 원의 자본금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현대케미칼은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6대 4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1조2000억 원 규모의 콘덴세이트 원유 정제 공장과 혼합자일렌(MX) 제조 공장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부지에 건설, 혼합자일렌과 등·경유를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하고 있다. 혼합자일렌은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공정의 주원료 가운데 하나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합작 비율에 따라 각각 4440억 원, 296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HPC 건설)투자금을 위한 출자"라고 설명했다.
현대케미칼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본격적으로 2조7000억 원 규모의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부지에 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케미칼은 지난해 5월 나프타보다 약 20%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공장 부산물을 투입해 폴리에틸렌(PE) 75만 톤, 폴리프로필렌(PP) 40만 톤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 오는 2021년 하반기부터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정유와 석유화학 간 시너지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아우르는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과 중앙아시아 에탄분해시설(ECC) 사업, 동남아 납사 사업과 함께 대규모 잔사유 분해 사업에 투자해 지역 거점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케미칼의 이번 유상증자는 내달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