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최대 수출, 올해는 먹구름만 가득

입력 2019-0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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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수출액이 전년보다 5.5% 늘어난 6055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11.8% 증가한 5350억 달러로 705억 달러 흑자다.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 등 다른 경제지표들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역시 반도체가 최대 효자였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267억 달러로 2017년 979억4000만 달러보다 29.4%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단일 품목으로 가장 큰 20.9%에 달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수출 호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무엇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악재들이 중첩된 까닭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경기의 동반 하강 추세가 뚜렷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보다 낮췄다. 미중무역분쟁 재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수출 환경이 갈수록 나빠질 공산이 크다.

특히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된 수출구조가 취약점이다. 반도체 경기의 고점(高點)이 지났다는 비관론은 새롭지 않다. 이미 반도체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이 침체하고, 반도체 굴기(굴起)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 정책을 업은 중국 기업 공세까지 본격화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국내 업체의 반도체 출하량이 줄기 시작했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D램 가격이 25%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超)격차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올해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 대부분의 수출은 작년부터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게다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 수출의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 등 연구기관 들은 올해 수출증가율을 작년보다 크게 낮아진 3%대로 예상하는데 그것도 낙관하기 어렵다.

먹구름만 가득한 수출 전선이다. 전통 주력산업의 부진을 메워 줄 신산업은 아직 손에 잡히는 게 없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혁신 전략도 부재 상태다. 반도체마저 꺾이고 수출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는 더 기댈 곳도 없어진다. 기술과 가격·품질 등 수출경쟁력 강화, 통상 마찰 극복, 새로운 시장 확대 등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과 정책 역량을 총동원한 선제적 대응이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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