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다음 달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제49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삼성 반도체 역사가 시작됐다.
삼성은 창립기념일도 이에 맞춰 11월 1일로 바꿨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9년 1월 삼성전자공업을 설립했기 때문에 사실상 ‘49번째 생일’이지만, 11월 1일 창립기념일을 기준으로 하면 30번째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86년 전 세계 D램 시장이 최악의 불황기를 맞은 상황에서 3번째 생산라인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글로벌 업계가 의아해했지만 3년 뒤인 1988년 D램 시장이 대호황기를 맞으며 그의 사업적 선견지명은 맞아떨어졌다. 이건희 회장은 수시로 일본을 직접 방문, 반도체 기술자들과 만나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통합 출범 3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988년 각각 3조282억 원, 1740억 원에서 올해 매출 250조 원, 영업이익 65조 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0년 만에 매출은 약 83배, 영업이익은 37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1989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와 NEC,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이어 점유율 4위에 머물렀다. 1992년 13.5%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선 이후 현재 전 세계 D램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인텔을 제치고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독점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 20여 년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처음 1위를 내준 뒤 올해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글로벌 IT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상위 15개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총 1823억3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1억1800만 달러)보다 24%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년 전보다 36% 증가한 397억8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한편, 기념식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김기남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부문장 사장이 참석해 임직원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한편, 대내외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초격차’ 마인드를 당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