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뉴롯데’ 가속도...호텔롯데, 알미늄·렌탈·지주 지분 매입

입력 2018-10-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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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는 롯데케미칼 품고, 호텔은 지주 지분 9.99%로…지배구조 개편 핵심 ‘호텔롯데’ 상장 앞두고 ‘저평가’ 과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하자마자 한일 롯데 통합 경영의 총아인 ‘뉴롯데’를 향해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신 회장은 그간 미뤄졌던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화학 계열사의 지주사 편입을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이슈인 호텔롯데 상장을 남은 과제로 거론한다. 다만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가 낮고 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등 선결 과제가 있어 개편의 마침표를 찍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로 롯데그룹의 사업 재편이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 회장은 8일 처음 사무실에 출근한 자리에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10일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케미칼의 이사회를 통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 계열사의 롯데지주 편입을 결정지었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합해 총 796만5201주(23.24%)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지분 매입 비용만 2조2274억 원에 달한다.

이어 11일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롯데렌탈, 롯데지주 등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다. 롯데케미칼로부터 롯데알미늄 주식 13만6908주를 1204억 원에, 롯데렌탈 주식 57만6690주를 456억 원에 취득한다. 또 호텔롯데는 롯데케미칼이 보유하던 롯데지주 주식 17만1460주를 101억 원에, 롯데장학재단이 갖고 있던 롯데지주 주식 94만8040주도 558억 원에 취득키로 했다. 취득 후 롯데알미늄, 롯데렌탈, 롯데지주에 대한 호텔롯데 지분은 각각 38.23%, 25.67%, 9.99%가 된다.

신 회장은 지분 매입 대금 마련도 정공법을 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지주 보유 금융사 지분과 롯데물산,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교환하는 방법 등을 거론하며 지분 매입 부담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인수 대금 마련에 2조3000억 원 규모의 차입을 선택했다. 다만 향후 차입금 부문의 경우 롯데카드·캐피탈 제3자 매각을 통해 충당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화학 계열사 11개가 롯데지주 체제로 들어오면서 롯데그룹 총 91개 회사 중 62개가 지주 체제로 편입됐다. 롯데지주 역시 유통·식품 중심에서 화학 부문이 추가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상당 규모의 배당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호텔롯데를 포함한 29개 회사가 여전히 롯데지주 밖에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L1~L12 투자회사가 사실상 100%(97.2%) 지배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낮추는 방법은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처음 IPO(기업공개)를 계획했던 2016년 당시보다 크게 못 미친다는 데 있다. 당시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한 호텔롯데의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13조 원에 근접했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로 면세사업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1조 원대, 즉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방한 중국 단체 관광객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고,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 대한 규제 등의 악재로 면세점 업황도 예전만 못하다.

아울러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내년 10월까지 우선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상장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2~3년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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