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IMF 경고에 레버리지론 문턱 높인다

입력 2018-10-0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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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레버리지론 시장에서 큰 손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부채가 많은 기업에 대해 대출 문턱을 높이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레버리지론 같은 고위험 대출에 대해 잇따라 경고음을 내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몸을 움츠린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산하 자산운용사(CIG)는 9월 고객들에게 “부채가 많은 기업에는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밀 서한을 보냈다.

레버리지론은 사모펀드나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피인수업체의 자산을 담보로 해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파생금융 상품의 일종으로 금융위기를 더 악화시킨 주범의 하나로 손꼽힌다.

앞서 IMF는 올 4월 발표한 재무안정성보고서(GFSR)에서 “금융시장의 긴축에 따라 기업의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레버리지론 등 위험 상품이 자산 가격 변동 및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도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레버리지론의 질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향후 경기가 후퇴하면 과거보다 자산을 회복할 수 있는 정도가 훨씬 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만 놓고 봤을 때, 레버리지론 규모는 9월말 시점에 1조1000억 달러로 6년 새 2배로 뛰며 유럽 전체를 합한 1조3000억 달러 규모를 뛰어넘었다.

투자자들은 대출 시 변동금리인데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장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금리가 가변적이면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되는데, 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위험 금융 상품 수요가 급증한 배경이다. 이에 기업들은 전통적인 투자자 보호장치를 없앨 수 있었는데, 이는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채권단에게 더 유리한 옵션을 제공한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다양한 파생상품을 판매한다. 위험도가 높은 대출일수록 신용도가 낮은 회사에게 주어지며, M&A용 자금 조달에 사용되기도 한다. 딜로직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미국 사모펀드들에게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자금을 댔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같은 자산운용사들과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수 주 간 “투자자들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포함해 레버리지론의 리스크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IG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은 우려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것은 맞지만 우려는 다소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또 금융위기 이전의 대출 시장과 현재 시장 간에는 성장률, 소유권 및 전반적인 신용도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디스의 크리스티나 파겟 애널리스트는 “대출 계약의 품질이 실질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그것이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관리보다는 펀더멘털적인 신용 선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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