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져가고 있다. 미국도 자녀가 부모보다 좋은 직업을 얻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198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불과 절반만이 부모보다 좋은 직업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뉴욕대학의 마이클 하우트 사회학 교수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는 1940년대 출생한 사람들 중 무려 3분의 2가 부모보다 더 좋은 직업을 얻어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우트 교수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출생 당시의 상황이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지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다”며 “구체적으로는 부모가 생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일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직업이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지표를 제공한다는 생각을 근거로 가정주부에서 외과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에 점수를 부여해 사회적 이동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고찰했다. 직업 종사자들의 직업과 교육수준도 고려해 결과에 반영했다.
미국 국세청의 직업 분류에 따라 총 539개 직종의 사회경제적 점수를 도출해 부모의 직업과 비교했다. 외과의사가 9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비행기 승무원은 53점이었고 구두 닦는 사람은 9점이었다.
세대를 걸쳐 사회경제적 지위에 변화가 일어나는 ‘장거리 이동성’은 1945년 출생 남성의 경우 전체의 37%에서 발생했지만 1985년은 22%에 그쳤다.
WSJ는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했다는 점과 구조적인 변화가 이전보다 덜 나타나는 점을 사회적 지위 상승이 부족한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은 20세기에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고 나서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로 전환했다. 1940년대 태생 미국인은 이전 세대보다 화이트칼라 직업을 얻을 기회가 많았다.
하우트 교수는 “1980년대 이후 고용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으며 실질 소득 증가는 주로 부유층에 집중됐다”며 “미국인은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간주했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인식에 커다란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