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과 ‘BMW 피해자 모임’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형사고소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하 변호사는 “BMW 본사의 하랄트 크뤼거 회장과 홍보담당 임원 요헨 프라이, BMW 코리아 임원 1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17일 경찰에 추가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소인은 차량 화재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BMW 피해자 모임에 소속된 회원 19명 등 총 20명이다.
앞서 피해자 모임 측은 지난 8일 요한 에벤비클러 BMW 품질관리 부문 수석 부사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등 6명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한 바 있다. 현재 이 사건은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추가 고소에 독일의 홍보담당 임원이 포함된 것은 결함 은폐가 본사 차원의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하 변호사는 “본사 홍보담당자 요헨 프라이는 중국 매체를 통해 한국 내 화재 발생 원인은 도로 환경과 운전자들의 독특한 운전 습관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면서 “독일이 아우토반에서 더 높은 속도로 달리고, 운전 행태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본사에서 아직도 결함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MW 피해자 모임 측은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도 지속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오는 17일에는 120여 명의 피해자가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다만 소장의 해외 송달 시간을 고려해 독일 본사는 민사소송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날 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은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 측에 화재 원인 규명 관련 시험과 향후 로드맵 공개를 요구했다.
피해자 모임 회원 이광덕 씨는 “연말까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자동차 주행 시험장(Test Track)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BMW 520d를 고속주행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라”며 “주차해 둔 BMW 120d의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는 시뮬레이션 테스트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어떤 시험을 누가 실시할 것인지 등 향후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강조했다.
시뮬레이션 테스트는 에어컨을 켠 채 정차 중이던 BMW 120d 모델의 실내 사물함(글로브 박스)에서 불이 난 것과 관련해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이 아닌 다른 화재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데에 따른 요구다.
더불어 이들은 화재 원인의 규명을 위해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사고 차량 1대를 분석 의뢰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유럽 현지에서 BMW 520d 모델 중고차를 구입해 국내 520d 차량에 장착된 EGR 모델을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모임 측은 “유독 한국에서 화재가 발생하는데 한국 BMW 차량에만 다른 부품을 장착한 것이 아니냐”며 “현지에서 중고차를 사 EGR 모듈의 제조사를 비교하면 손쉽게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