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협상 대표인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날 “미국이 5년의 일몰조항 추가와 분쟁조정기구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17일까지 협상을 끝낼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같은 날 “협상 체결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결과물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나프타 재협상의 최대 쟁점은 자동차산업이다. 세 국가는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을 놓고 상당 부분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일몰조항 추가와 분쟁조정기구 폐지를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멕시코는 자동차 산업 노동자의 임금 인상에 대해 협상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미국이 유연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7일로 예정된 비공식 협상 시한을 결정한 것은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다. 그는 올해가 가기 전 재협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17일까지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 간 합의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멕시코가 오는 7월 1일 대통령선거와 총선거를 앞둔 데다 미국도 11월 중간 선거가 예정되어있어 양국은 협상을 이번 주 안에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해왔다. 세 국가는 합의를 계속 이어나갈 의사를 밝혔지만,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로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교착 상태가 트럼프 행정부와 멕시코 정부 간 이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아버지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나프타 협상을 이끌었던 칼라 힐스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을 위해선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며 “미국이 주요 사안에 대한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협상은 진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