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하면 성인들은 대체로 개나리, 바나나 등을 언급하는 데 비해 아이들의 답변은 기상천외하다. “어제 TV에서 본 공주의 옷이 부러웠다”,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재밌었던 기분” 등 기억이나 경험에 의존한 ‘사물’이 아닌 ‘감정’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따뜻한 색을 즐겨 쓰는 아이들은 대체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친밀하고, 변화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반면, 차가운 색을 즐겨 쓰는 아이들은 자제력이 높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기보다는 혼자서 해내려는 독립심이 강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색채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같은 빨강을 가지고도 어제는 엄마에 대한 ‘분노’로 스케치북을 메우고, 오늘은 ‘사랑의 색’이라며 빨강을 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흔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알록달록한 색상을 다양하게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색상이 많으면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가 선택한 색만으로 정답에 가까운 심리 분석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색을 받아들이거나 적용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자세는 성인이 된 후 퍼스널컬러 진단을 할 때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부모가 직접 어떤 색은 별로라고 가르치거나 아이의 성별이나 연령, 종교 등을 근거로 어떤 색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에 대해 편협한 인상을 심은 경우 그 금기는 성인이 되어서도 오래 남는다.
이는 단순히 어떤 색상의 옷을 입고 립스틱을 바를 것이냐의 문제를 넘어, ‘얼마나 넓은 범주까지 도전과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삶의 자세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주는 컬러 메시지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