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권위 권고에 '묵묵부답'

입력 2008-03-25 11:26 수정 2008-03-25 11: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4개월째 ‘내부 검토 중’으로 일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회사의 여승무원 채용기준에 대해 시정 권고를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 여부를 4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국가인권위와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현재 인권위의 시정권고 내용을 바탕으로 양측은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시정권고를 받은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아시아나항공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이 '내부 검토 중'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과거 스튜어디스 지원에 만 24세 이하의 나이 제한을 두었다가 지난 2006년9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 규정을 폐지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전문대 졸업자는 국제선 승무 업무 대상자에서 제외시킨 사내 규정이 권고 대상이 됐다.

당시 인권위는 "노선별로 서비스와 출입국 절차, 기내방송 등 업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학력차를 둘 만큼 합리적인 이유는 아니며 아시아나항공의 객실 승무원 업무교범에도 승무원 업무를 국내선과 국제선으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의 수행 업무가 다르고 필요한 외국어와 대인관계 능력 등에 차이가 있고, 타 항공사와의 차별화를 위한 회사의 인사전략"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국제선 승무원 채용시에도 학력 차별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4년제 대학을 나와야만 외국어를 구사하거나 기내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는 회사 측 인식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승무원 시험 준비생 김 모씨는 "아시아나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국제선 승무원 채용시에도 학력 차별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회사의 경영방침인 점은 이해가 가지만 반드시 4년제 대졸자라야만 외국어 구사능력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사고방식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담당부서에서 인권위 권고사항 이행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인사제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이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채용기준인 '국내선-초대졸 이상, 국제선-대졸 이상'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선 근무경험이 일정기간(통상 2∼3년)을 넘으면 국제선 승무원 자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인권위 신분나이차별팀 관계자는 "학력 등으로 인한 제도개선 시정권고의 경우, 즉각적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과거 한 은행의 경우 동일한 사안으로 시정을 권고받고 3개월만에 채용제도를 변경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또한 인권위의 시정권고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아시아나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6개월 이상의 장기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만 아시아나가 인권위 권고사항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 달 중에 다시 한 번 제도 개선 여부에 대해 양측이 입장을 교환할 예정이라는 것이 희망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항공사 승무원은 입사경쟁률이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수백 대 일을 기록하고 있는, 특히 여성 구직자들에게는 '워너비' 직종이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예비신랑, 1억 모아놨으면…" 실제 결혼자금 저축액은? [그래픽 스토리]
  • ‘광복절 특사’ 복권 대상에 김경수 포함…법조계 시각은
  • 스프링클러 아파트직원이 껐다…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전말
  • 제5호 태풍 '마리아' 예상 경로…한반도 영향은?
  • 태권도 서건우, 남자 80kg급 8강 진출…극적인 역전승 거둬 [파리올림픽]
  • 구로역에서 작업 중 코레일 직원 3명 사상… 국토부, 철저 조사해 재발방지
  • '여행 가이드'가 무려 방시혁…포털 뜨겁게 달군 BJ 과즙세연은 누구?
  • 옆구리 찌르는 ‘요로결석’, 여름철 잘 걸리는 이유는? [e건강~쏙]
  • 오늘의 상승종목

  • 08.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304,000
    • +0.36%
    • 이더리움
    • 3,666,000
    • +0.44%
    • 비트코인 캐시
    • 494,000
    • +1.52%
    • 리플
    • 838
    • +2.82%
    • 솔라나
    • 216,100
    • +0.56%
    • 에이다
    • 488
    • +0.41%
    • 이오스
    • 685
    • +2.54%
    • 트론
    • 182
    • +2.25%
    • 스텔라루멘
    • 142
    • +0.7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9,800
    • +1.61%
    • 체인링크
    • 14,870
    • +2.48%
    • 샌드박스
    • 380
    • +3.26%
* 24시간 변동률 기준